ESG 경영에서 탄소중립 전략의 중요성

  • 기사입력 2025.06.21 18:42
  • 기자명 황상규 ESG평가연구소 소장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탄소 중립 선언식에서 국회 탄소 중립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탄소 중립 선언식에서 국회 탄소 중립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SG 경영으로 기업 경영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더 이상 수익성과 효율성만으로 경영의 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시대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조직 운영의 투명성과 윤리성을 높여야 지속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ESG는 단순한 경영 트렌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선택한 미래 생존의 조건이며,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기업과 조직에게 주어진 시대적 요청이다.

많은 기업들이 ESG 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러한 형식적 준비도 의미가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전환이다. 경영 철학과 전략, 조직 운영의 방식, 그리고 투자 방향까지 전면적으로 재구성되지 않으면 ESG는 형식에 그칠 수밖에 없다.

탄소중립은 ESG 경영의 핵심

ESG의 E(Environment)는 환경 경영을 의미한다. 그리고 환경 경영의 핵심은 바로 온실가스 감축, 나아가 탄소중립 실현이다.

탄소중립은 단지 선언적 목표가 아니다. 기업이 배출하는 탄소의 양을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감축 계획을 수립하고, 남은 배출량은 제거하거나 상쇄하여 순배출량을 ‘0’에 가깝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곧 경영의 본질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제품을 어떻게 만들고, 어떤 에너지를 사용하며, 어떤 공급망을 통해 생산하고, 어떤 방식으로 유통하고 폐기할 것인가에 대한 전 과정의 점검이 필요하다.

탄소중립 전략은 ESG의 실행력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이를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 ESG는 포장에 불과하다. 기업이 ‘ESG 경영’을 말하는 순간, 그 안에는 이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로드맵이 전제되어야 한다.

기후보호를 위한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전략은 다양하지만, 그 중심에는 에너지 전환이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생산 활동과 사무 운영, 물류와 운송 과정에서 에너지를 소비한다. 이 에너지 대부분은 아직까지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 같은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과 풍력 중심의 전력 전환 전략이 핵심적인 감축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태양광은 설치가 비교적 쉽고, 다양한 공간에서 적용 가능하며, 장기적으로 비용 효율성이 뛰어나다. 최근에는 주차장, 옥상, 유휴부지, 폐염전 등을 활용한 태양광 프로젝트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의 탄소 배출을 실질적으로 줄이면서도 사회적 이미지 개선과 비용 절감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함께 얻을 수 있게 한다.

에너지 전환은 단순한 기술적 대응이 아니다. 그것은 기업의 존재 방식을 전환하는 전략적 결단이다.

CBAM과 EU ETS, 기후 전략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

국제 사회는 탄소중립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은 ‘EU ETS’(배출권 거래제)와 ‘CBAM’(탄소국경조정제도)을 통해 전 세계 기업들에게 새로운 규칙을 제시하고 있다.

EU ETS는 유럽 내 기업들에게 온실가스 배출 상한을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면 비용을 부과하는 시장 기반 제도며. CBAM은 여기에 더해, 유럽 외부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탄소 배출량에 따라 추가 세금을 매기는 제도다.

이러한 정책은 국내 기업에게도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은 생산과정의 탄소 배출량을 정확히 계산하고, 그에 맞는 감축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때 Scope 1(직접 배출), Scope 2(전력 등 간접 배출), Scope 3(공급망 배출)을 모두 고려한 정량적 데이터 관리가 필수다.

이제 탄소는 비용이자 리스크이며, 동시에 기회와 경쟁력의 요소가 되었다. 탄소중립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는 기업은 국제 시장에서 신뢰와 유리한 조건을 확보할 수 있다.

탄소중립 전략은 기업의 정체성과 연결되어야

많은 기업이 탄소중립을 단기적 과제로 바라보지만, 실제로 그것은 기업의 철학과 존재 이유, 그리고 미래 비전과 연결되어야 한다. 단지 탄소를 줄이는 기술적 목표가 아니라, 어떤 가치를 지향하며, 어떤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어야 한다.

탄소중립 전략은 기술, 인력, 재무, 공급망, 고객까지 조직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전략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ESG 평가체계와도 긴밀히 연결되어야 한다.

ISO14064(온실가스 관리), ISO50001(에너지경영), GHG Protocol, K-ESG 평가 등 각종 기준과 연계하여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기적으로 검토하며,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투명하게 소통하는 구조가 중요하다. 탄소중립 전략이 단순한 숫자 맞추기를 넘어, 기업 경영의 원칙과 문화로 자리 잡을 때, ESG 경영은 비로소 실질적인 지속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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