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씨줄날줄' 엮는 서민영 연대회의 팀장 "시민운동가들 정말 존경스러워요"

12.3 비상계엄 당시 '비상행동' 실무에 종횡무진한 94년생 활동가
6년차에 접어들며 한국 사회 발전을 꿈꾸는 활동가의 비전은?

  • 기사입력 2025.08.14 13:22
  • 최종수정 2025.08.14 13:24
  • 기자명 이영일 기자
▲계엄 정국에서 시민 자유발언 조직과 본부 내 진행, 행진 사회, 자원봉사자 조직 등의 업무를 맡아 여러 시민단체들의 연대를 꾸리는데 실무적 노력을 경주했던 서민영 팀장을 13일 오후 충무로 연대회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영일 기자]
▲계엄 정국에서 시민 자유발언 조직과 본부 내 진행, 행진 사회, 자원봉사자 조직 등의 업무를 맡아 여러 시민단체들의 연대를 꾸리는데 실무적 노력을 경주했던 서민영 팀장을 13일 오후 충무로 연대회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영일 기자]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적지 않은 시민들이 국회로 모여 들었다. 그중에는 국회의원들도 있었고 일반 시민들도 있었는데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소속 서민영 팀장도 그중 한명이었다. 이후 서 팀장은 계엄 정국에서 시민 자유발언 조직과 본부 내 진행, 행진 사회, 자원봉사자 조직 등의 업무를 맡았다. 모든 시민들과 모든 시민단체들의 노력이 컸지만 여러 시민단체들의 연대를 꾸리는데 실무적 노력을 경주했던 그녀를 13일 오후 충무로 연대회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전국 369개 시민사회 단체들의 상설적 연대 조직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전국 369개 시민사회 단체들의 상설적 연대 조직이다. 2천년대에 총선시민 연대를 하면서 이 연대의 흐름을 계속 상설적으로 이어가자 해서 2001년도에 창립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을 총망라한다고 하면 약간 그렇지만 연대가 필요할 때 단체들 간의 네트워킹과 조직을 모아내는 역할들을 주로 하고 있다”

서민영 팀장은 계엄 정국하에서 비상행동이라는 큰 연대체가 꾸려지면서 거의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했다. 연대회의 소속 단체 활동가들 70명 정도가 상황실에서 같이 활동하는데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조직팀장 겸 행사기획팀에서도 활동을 하게 돼 시민 발언과 무대 기획이라던가 자원봉사 연락을 돌리는 등의 역할들을 계속했다.

서 팀장의 계엄 당시 이야기는 계속됐다.

▲비상계엄을 규탄하는 시민 집회에서 서민영 팀장이 행진 사회를 보고 있다. 오른쪽이 서면영 팀장. [본인 제공]
▲비상계엄을 규탄하는 시민 집회에서 서민영 팀장이 행진 사회를 보고 있다. 오른쪽이 서면영 팀장. [본인 제공]

“문재인 대통령 시절부터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내가 현장에 가는 것이 두렵거나 위험하겠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그날 국회 앞 엄청 깊숙한 지하철역에서 사람들이 계단을 엄청 뛰어 올라가는 모습을 봤다. 그때 처음 ‘우리 연대회의 우리 대표님들 혹시 잡혀가면 어쩌지, 그러면 나는 뭘 해야 되지’라는 생각이 들어 일단 노트북을 챙겼다. 성명이라도 써야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서 팀장은 사람들이 계단을 막 뛰어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시민들이 이렇게 절박하게 지키고 있는데 나는 왜...활동가로서 조금 부끄럽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동시에 그 다음날 아침 9시에 광화문에서 비상계엄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많이 모여 기자회견을 했는데 그 광화문광장 통로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모인 것을 보면서 ‘이제 정말 운동의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얼떨떨했다고 한다.

대학때 YMCA동아리활동 통해 사회문제에 관심 가져

서 팀장은 연대회의에 2020년 9월 입사했다. 5년차 중진 활동가다. 당시 서울시의 비영리단체 청년 인턴십 제도를 통해 연대회의와 연을 맺었다. 그 전에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라는 이름은 들어봤지만 자세히는 몰랐다고 한다.

“대학 졸업 직후에는 한국YMCA전국연맹에서 일을 했었다. 대학생 때 YMCA 대학생 회원으로 활동을 하면서 너무 재미있었고 모르던 사회 문제들을 알게 되고 의제들에 대해서 공부하는 게 좋았는데 마침 졸업과 동시에 ‘대학생 조직을 담당하는 간사가 필요한데 와서 하겠느냐’라는 제안을 받고 흔쾌히 입사했었다”

서 팀장은 YMCA전국연맹에 입사하기 전 대학생 시절 때 휴학을 하고 선거 사무 업무에 참여하기도 했었다. 전공이 정치외교학이라 2016년 당시 총선때 정당들은 어떤 일을 하는지 경험해 보고 싶다는 이유에서의 휴학이었다.

당시 YMCA전국연맹에서 2년간 활동하면서 본인이 사실 시민사회운동을 계속할 거라고 생각을 깊게 하진 않았다고 하는데 돌이켜 보면 YMCA활동이 지금의 자신이 있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설명한다.

▲서민영 팀장은 연대회의에 2020년 9월 입사했다. 5년차 중진 활동가다. [이영일 기자]
▲서민영 팀장은 연대회의에 2020년 9월 입사했다. 5년차 중진 활동가다. [이영일 기자]

서 팀장이 연대회의에 와서 처음 접한 업무는 연대회의 20주년을 앞두고 비전위원회라는 걸 꾸리는 일이었다. 시민사회가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고 앞으로 어떤 흐름으로 가야 되고 어떤 방향을 잡아야 하는 논의를 하며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어떤 것을 하는 조직인지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사회 불평등 해소가 꼭 필요한 한국사회...“활동가들 진짜 존경해요”

“저는 우리 한국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는 불평등이라고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다. 하지만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운동이 꼭 필요했나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연대회의에 오고 나서 시민단체들이 엄청나게 많은 활동들을 하는 걸 보며 우리 사회에 불평등 해소를 위한 운동이 정말 필요하구나 느끼고 있다”

기자는 그런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사회운동을 전개하려면 재정도 중요한데 연대회의의 재정 상황은 어떤지를 조심스럽게 물었다. 서 팀장은 “사실 많이 어렵다”고 말한다.

“연대회의는 말 그대로 연대체이기 때문에 회비로 운영이 되어야 하는데 개별 단체들 재정도 어렵다. 그래서 연대회의 회비를 내 주십사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따로 후원 행사도 한다. 그때마다 시민사회의 선배님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신다”

연대회의의 가장 중요한 역할중 하나가 시민사회 활성화이고 시민사회들이 재정난을 겪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 이런 것도 연대회의에서도 고민을 해봐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서 팀장은 연대회의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무엇이라고 설명할 수 있냐는 질문에 주저없이 ‘활동가들을 연결하는 곳’이라고 강조한다.

서 팀장은 최근 들어 의제가 너무 다양화되고 단체들이 세부적인 의제들을 다루면서 각자의 의제에만 집중하다 보니 다 같이 모이는 ‘연대’가 약해진 것은 아닐까도 생각해 봤다고 한다. 코로나 이후에 더 심해진 것 같다는 서 팀장.

▲ 서민영 팀장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민단체에 대한 악의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했었는데 실제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 것 같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이 진짜로 무엇을 하는지 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이영일 기자]
▲ 서민영 팀장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민단체에 대한 악의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했었는데 실제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 것 같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이 진짜로 무엇을 하는지 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이영일 기자]

"시민사회단체들이 진짜로 무엇을 하는지 봐 주셨으면 좋겠다"

서 팀장은 청년이나 대학생들의 시민운동 참여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시민단체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많이 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활동가라는 직업에 대한 오해도 좀 있는 것 같다. 밤낮 없고 헌신적이고 하는 이미지를 말하는 것인데 요즘은 활동가들도 워라벨이 중요하고 노동권도 중요하다. 이런 것들을 잘 알 수 있다면 좋겠다”

서 팀장은 시민들에게도 꼭 바라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내가 관심 갖고 있는 의제들이 하나씩은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문제와 가장 밀접한 단체의 회원이 되어 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후원을 한다라는 개념 외에도 이 단체가 무슨 활동하는지를 계속 이메일이건 문자등을 통해 소식을 받으면 많은 도움이 되실 것 같다”

서 팀장은 두 번째로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짚었다. ‘비판만 한다’라는 것인데 그게 틀리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오해가 많다는 것.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민단체에 대한 악의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했었는데 실제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 것 같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이 진짜로 무엇을 하는지 봐 주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시민단체들에 대한 그런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 충무로에서 만난 서 팀장은 시민사회단체들을 연결하고 하나의 결집된 힘으로 묶는 실무적인 역할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음을 느꼈다. 서 팀장과 함께 상근하는 사람은 현재 1명. 앞으로 또 한명이 충원된다고 한다.

앞으로 3명의 작은 인원인지만 시민사회를 잘 엮어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국의 저력을 응원하며 인터뷰에 응해주신 서민영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팀장께 지면을 빌어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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