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열린광장 '결심'…최진영 수원청소년문화센터장과 직원들의 '선한 영향력'

'뮤트'로 꿈 키우고 수영장서 몸 단련하는 문화공간으로 우뚝
문화센터 직원들 자긍심 최고…"한국 최고 청소년 공간 만들겠다"

  • 기사입력 2025.08.19 11:18
  • 최종수정 2025.08.19 13:03
  • 기자명 이영일 기자
▲왼쪽부터 박성욱 노조위원장, 최진영 센터장, 김영일 문화체육팀장. [이영일 기자]
▲왼쪽부터 박성욱 노조위원장, 최진영 센터장, 김영일 문화체육팀장. [이영일 기자]

매주 토요일마다 청소년들에게 문화예술 놀이터와 스포츠 체육 프로그램을 광장에 마련해 '마음껏 즐기게 하겠다'고 선언한 곳이 있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위치한 수원청소년문화센터(이하 문화센터)다.

청소년센터에서 '토요일마다 청소년들에게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

전국에 570여개소의 청소년수련관과 청소년문화의집이 있지만 평소에는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학교에 가 있고 하교하면 학원에 가는 것이 청소년들의 일상이다.

주말은 그나마 청소년들이 많이 찾지만 실내에 마련된 상설화된 고정 프로그램이 아니라 외부에 참여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결심’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은 청소년지도사라면 금방 알 수 있는 파격적 제안이다.

‘매주 토요일마다? 그게 가능해?’

기자는 18일, 이 수원 문화센터를 찾았다. '그냥 한번 질러 보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어떻게 이런 계획을 추진하게 됐는지도 궁금했다.

문화센터는 2001년 7월 팔달구 인계동에서 문을 열었다. 문화센터측에 따르면 연간 100만명의 청소년과 시민이 방문한다. 문화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수원에 사는 사람치고 ‘수원청소년문화센터’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하니 아마 지역사회의 중심 문화공간인 듯 했다.

(최진영) "하지만 내심 고민도 많았다. 방문 인원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청소년 인원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 그 고민이었다. 그러던 참에 문화센터가 소속된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 최종진 이사장님이 8월에 새로 부임하시면서 이 일명 ‘열린광장’ 프로젝트의 구상이 시작됐다"

▲ 하늘에서 바라 본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전경.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제공]
▲ 하늘에서 바라 본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전경.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제공]

문화센터 앞에 농구장이 있는 넓은 공간이 있는데 이곳을 ‘열린광장’으로 조성해 말 그대로 청소년들이 ‘바글바글’하게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한 것. 이들은 먼저 문화센터 각 팀이 보유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공연과 체육을 콜라보로 하는 구상을 진행중이다.

야외 공연장을 중심으로 버스킹 공연과 댄스 공연, 예술단 공연 등을 운영하고 그 옆에 설치된 체육시설도 청소년들이 동아리를 만들어 운동도 하고 공연도 보는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거기에 발맞춰서 문화센터는 11개 체육 동아리를 전문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모집에 들어갔다. 청소년센터에 음악이나 과학이나 이런 동아리 등은 많지만 체육 동아리를 체계적으로 갖추려는 것은 처음 들어봤다.

‘열린광장 프로젝트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여기서 들었다.

"우리 문화센터의 청소년사업은 일류급", 자부심으로 뭉친 수원의 청소년지도사들

이 문화센터를 모태로 2010년 1월 1일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구 수원시청소년재단)이 설립됐다. 예전에는 시설관리공단이 문화센터를 운영했다고 한다. 현재 문화센터를 비롯한 모든 청소년시설은 이 재단이 모두 관장한다.

32명의 문화센터 직원들은 문화센터가 재단의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곳이라는 자부심이 크다고 박성욱 노조위원장은 설명한다.

▲지난해 수원청소년문화센터가 주관한 전국청소년청년 댄스대회의 한 장면.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제공]
▲지난해 수원청소년문화센터가 주관한 전국청소년청년 댄스대회의 한 장면.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제공]

(박성욱) "여기가 아시아에서 가장 큰 청소년수련관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 이곳 옆에 공원이 워낙 커서 주변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 그래서 여기가 청소년 공간이기도 하지만 지역사회의 문화 공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수원 시민들이 이곳을 대부분 다 알고 계셔서 직원들이 자부심이 크다"

박 위원장은 또 "하지만 직원들이 본연에게 주어진 업무를 하면서 청소년들과 호흡하며 지원하면서 일 하는 것이 사실은 ‘힘든 일’이다. 그런 와중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직원들의 노고도 크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화센터의 자랑거리는 무얼까?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이야기를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최진영 센터장은 "뮤트를 빠뜨릴 수 없다"고 소개했다. 뮤트는 ‘뮤직 아지트’라는 음악 창작공간의 약자인데 공연뿐 아니라 창작 작업과 음악 녹음까지 갖춘 공간으로 여러군데서 벤치마킹을 온다고 설명했다.

특히 무대 음향 전문가를 키우는데는 단연 독보적인 곳이라 한다. 조의형 음향감독은 "15년째 음향과 예비 무대기술인 양성 동아리를 운영중이다. 지금까지 3백여명이 양성됐고 그중 200여명이 현업에 종사중이다.

배우를 키우는 곳은 많지만 무대 스탭이나 음향 전문가를 양성하는 곳은 거의 없다. 이젠 청소년이 아니라 대학생과 성인도 배우러 오고 싶다는 문의가 많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조의형 음향감독은 “음악 창작공간 뮤트를 통해 15년째 음향과 예비 무대기술인 양성 동아리를 운영중인데 지금까지 3백여명이 양성됐고 그중 200여명이 현업에 종사중"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제공]
▲조의형 음향감독은 “음악 창작공간 뮤트를 통해 15년째 음향과 예비 무대기술인 양성 동아리를 운영중인데 지금까지 3백여명이 양성됐고 그중 200여명이 현업에 종사중"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제공]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바로 ‘새천년 수영장’이다. 25m 레인이 20개, 50m 레인이 10개라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수원에서 열리는 각종 수영 대회는 다 여기서 열린다고 한다.

(최진영) "수원시청소년예술단이 단연 최고인데 여기에는 청소년교향악단과 청소년합창단, 청소년뮤지컬단이 있다. 또다른 주요행사로는 전국 청소년·청년 댄스 경연대회를 우리가 주관하고 있고 또 대한민국 청소년 영상대전, 수원특례시 청소년 정책 제안대회, 세계 시민성 함양 청소년 국제교류 사업도 그 수준이 높다"

(김영일) "청소년교향악단은 2009년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고 청소년합창단은 2014년도부터, 뮤지컬단은 2015년도에 순차적으로 만들어졌는데 소속 청소년들은 진로까지 연계가 돼서 대학을 전공하고 시립합창단으로 가거나 오스트리아 빈으로 진출하는 등 그 전문성이 높다"

청소년에게 기회를 마련해 주고 연계성을 갖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수원청소년문화센터

(김영일) "어느날 홈스쿨링을 하던 한 청소년이 길에서 만났을 때 반갑게 인사를 했다. 요즘 근황을 물으니 숙명여대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청소년들의 진로를 개발할 수 있는 공간의 장이지 않나, 기회를 마련해 주고 연계성을 갖게 해주는 역할을 해주지 않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

(박성욱) "우리 센터 직원들은 정말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직원들이 청소년들을 위해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이 사람들은 여기가 자기 삶의 공간이기도 하다. 삶의 공간을 얼마나 살아갈 만한 곳으로 만들어 주느냐도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는 늘 노조위원장으로 미안한 것도 많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 센터가 수원을 대표하는 곳이지만 경기도에서 가장 우수한 시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청소년시설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최진영 센터장은 “모두가 하나돼 강한 자긍심으로 청소년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청소년지도사들과 직원들을 보며 거꾸로 내가 배울게 많다고 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영일 기자]
▲최진영 센터장은 “모두가 하나돼 강한 자긍심으로 청소년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청소년지도사들과 직원들을 보며 거꾸로 내가 배울게 많다고 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영일 기자]

(최진영) "앞에서 자신을 비롯한 노조위원장과 문화체육팀장이 소개한 내용들 모두가 하나하나 다 소중한 마음"이라며 특히 모두가 하나돼 강한 자긍심으로 청소년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청소년지도사들과 직원들을 보며 거꾸로 내가 배울게 많다고 늘 생각한다"

최 센터장은 쑥쓰러워하면서 직원들이 자신에게 지어준 별명이 ‘이 시대의 선한 영향력’이라고 말했다.

(최진영) "다른 청소년시설에서 관장으로 재직할 때 당시 직원들에게 청소년지도사란 ‘선한영향력을 확산시키는 사람’이라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직원들이 그것을 가장 잘하는 것 같다고 ‘이 시대의 선한 영향력’이란 별명을 지어 줬다. 언젠가 수원청소년문화센터를 떠날 때 직원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다"

매주 토요일마다 ‘열린광장’을 열겠다는 이들의 청소년을 위한 ‘도전’ 또는‘ 결심’이 선한 영향력으로 수원의 청소년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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