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검찰로부터 징역 15년과 벌금 5억 원을 구형받았다. 김 위원장은 불법 행위를 전면 부인했지만,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기업인의 형사 책임을 넘어 우리 자본시장의 신뢰와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다뤄져야 한다.
2023년 2월 카카오와 하이브가 SM 경영권을 두고 벌인 경쟁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는데 그 과정에서 김범수씨는 특정 세력이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은 주가를 인위적으로 유지했다는게 검찰의 판단이다.
만약 그에 사실이라면 공정한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고, 일반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안겼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문제다. 이번 사태는 그 화려한 외피 뒤에 감춰져 있던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경영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수많은 소액 주주를 희생양으로 삼은 행위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자본시장은 특정 재벌이나 창업자의 사유물이 아니다. 시장 질서를 왜곡한 순간,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투자자와 국민에게 돌아간다.
김범수씨는 최후 진술에서 “불법적인 사익 추구는 한 번도 한 적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단순히 불법을 하지 않는 데 그치지 않는다. 특히 한국 대표 IT 기업을 창업해 이끌어 온 인물이 준법 의식을 지키지 못했다는 의혹만으로도 카카오라는 기업의 신뢰는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선고는 10월에 있을 예정인데 이번 판결은 단순히 형량이 많고 적음이 아니라 한국 자본주의의 수준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따라서 재판부는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에 흔들림 없이 철저히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결을 내려야 한다. 그래야만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투자자 보호라는 헌법적 가치를 지킬 수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기업들은 다시금 '경쟁은 정당하게' '경영은 투명하게'라는 기본원칙을 새겨야 할 것이다. 자본시장은 결코 소수 권력자의 놀이터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