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바다회센타는 단순히 회를 파는 집이 아니다. 바다의 제철을 읽어내는 감각, 직접 만든 장과 김치로 완성하는 상차림, 그리고 따뜻한 환대가 어우러져 ‘감포 앞바다의 계절’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공간이다.
경주시 감포항의 소박한 항구 끝자락, 유난히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스치는 자리에 자리한 푸른바다회센타. 외관은 평범한 동네 횟집 같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다와 오랫동안 호흡해온 집만이 풍길 수 있는 묵직한 내공이 느껴진다.
이곳은 25년 가까이 대를 이어 운영해온 지역 명소로 회를 내는 일만큼은 타협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 “그날 들어온 것만 쓴다.” 그래서 메뉴판보다 주인의 말이 더 믿음직한 곳이다.
이 집의 간판 메뉴는 ‘자연산 잡어회’. 흔히 ‘잡어’라 불리지만, 실제로는 제철마다 다른 맛을 품은 바다의 선물이다. 봄에는 도다리와 숭어, 여름엔 삼치와 오징어, 가을엔 전어와 농어, 겨울에는 가자미와 도루묵이 상에 오른다.
한 접시 안에서 3~4가지 생선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살결이 투명한 가자미는 단맛이 살아 있고 숭어는 고소하면서도 특유의 탄력 있는 식감이 살아 있다.
회를 맛볼 때 주인은 늘 “초장보다는 간장, 간장보다는 된장에 먼저 찍어보라”고 권한다. 된장의 구수함이 생선의 단맛을 오히려 더 살려주기 때문이다. 직접 담근 장이라 그런지 짠맛보다는 깊은 풍미가 인상적이다.
푸른바다회센타가 다른 횟집과 가장 차별되는 지점은 ‘밑반찬’이다. 요즘 흔히 공장에서 공급되는 반찬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지만, 이 집은 장류와 김치, 밑반찬을 모두 직접 만든다.
회를 받기 전 밑반찬만으로 밥 한 그릇을 비웠다는 후기가 있을 정도다. 특히 숙성 잘 된 배추김치는 회와 곁들여 먹으면 지방산 풍미와 발효의 산뜻함이 어우러져 감칠맛이 배가된다.
회를 즐긴 뒤 이어지는 물회와 매운탕은 이 집을 ‘한 끼 식사’로 완성한다. 물회는 살짝 얼얼하면서도 산뜻한 국물이 특징이다. 밥을 비벼 넣으면 전분기가 풀리며 국물 맛이 더욱 깊어진다.
매운탕은 감포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뼈와 머리를 사용해 비린내 없이 깔끔하다. 다만 달큰한 맛이 감도는데, 이는 경북 동해안 매운탕의 지역적 특성이기도 하다. 단맛이 덜한 국물을 선호한다면 미리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장점은 ‘친절함’이다. 회를 어떻게 먹으면 좋은지, 어떤 순서로 맛을 즐기면 좋은지 일일이 설명해 주는 태도에서 음식에 대한 애정과 손님에 대한 배려가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