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군민의 뜻?"…'태안을사랑하는사람들', 그들은 누구인가

  • 기사입력 2025.09.07 08:33
  • 최종수정 2025.09.07 08:37
  • 기자명 백승일 기자
▲지난 1일 순수한 태안군민이라 소개한 사람들이 태안군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독자 제공   
▲지난 1일 순수한 태안군민이라 소개한 사람들이 태안군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독자 제공   

충남 태안군청 브리핑룸, 낯선 이름의 단체가 단상에 섰다. 태안을사랑하는사람들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한 20여 명의 사람들, 그들은 태안군민의 자존심을 강조하며, 과열된 언론 보도와 정치권 공세를 멈추어 달라고 호소했다.

말의 흐름만 보면 그럴듯하다. 의혹이 법적으로 규명되기도 전에 지역 전체가 부정적 이미지로 소비되는 현실은 분명 안타깝다. 그러나 질문은 남는다. 왜 지금, 왜 이 단체인가?

이 단체의 과거 활동은 거의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수에게 불리한 여론이 고조되는 시점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 앞서 정치적 해석 논란을 막기위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일방적 통보 뒤 호소문만 낭독한 뒤 질문을 원하는 기자의 질문을 막아가며 자리를 떠났다. 정작 군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당신들은 누구인가, 왜 갑자기 등장했는가”라는 물음은 외면됐다.

“순수한 군민의 뜻”이라고 강조했지만, 회견 자체가 군수에게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를 낳았다. 그럼에도 단체는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정치적 맥락을 배제하기엔 시점과 형식과 행보가 너무도 절묘하다. 더욱이 20여 명의 군민들이 용기를 내어 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다는 것은 일반 단체들로서는 쉽지 않은 용단이기에 더 많은 언론사에 알렸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왜 어렵게 마련한 자리를 특정 일부 언론들에게만 알렸을까?   

진짜로 태안을 사랑하고 당당했다면  필요한 건 “질문 없는 호소문”이 아니라, 투명한 정체성과 열린 대화가 아닐까? 군민 자존심을 지키려면 먼저 군민 앞에 제대로 당당히 서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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