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곤 한국YMCA전국연맹 청소년국장 “민주시민 교육 지금 재조명돼야”

[인터뷰] 제21대 대통령 선거 청소년 모의투표 추진한 김진곤 국장"청소년 모의 투표는 단순히 누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었고 청소년 참정권 실현을 위한 의미 있는 한 걸음이라고 평가할 수 있어"

  • 기사입력 2025.09.20 15:50
  • 최종수정 2025.09.22 17:35
  • 기자명 이영일 기자
▲김진곤 한국YMCA전국연맹 청소년국장. [이영일 기자]
▲김진곤 한국YMCA전국연맹 청소년국장. [이영일 기자]

12.3 비상계엄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 지난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이 선거에는 투표권이 있는 시민들 뿐 아니라 투표권이 없는 청소년들도 참여했다. 실제로 투표를 한 것은 아니다. 이 청소년들이 참여한 선거는 바로 ‘청소년 모의투표’였다.

한국YMCA전국연맹이 전국 17개 시도 198개 시군구에서 만17세 이하 청소년 선거인단 1만74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모의투표에서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1.64%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청소년 모의투표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70개의 오프라인 투표소와 온라인을 통해 동시 진행됐다. 비록 모의 투표였지만 전국을 아우르는 이번 청소년 선거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휘한 사람이 있다. 김진곤 한국YMCA전국연맹 청소년국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한국NGO신문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YMCA전국연맹 5층 회의실에서 김진곤 국장을 만나 청소년 모의투표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그가 청소년 모의투표를 살아있는 민주시민 교육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를 들어봤다.

세계는 모두 민주시민 교육이 교육의 핵심적 정책인데 우리는?

"청소년 모의투표는 단순한 체험을 넘어 청소년의 결의와 참여로 이루어진 당사자 주도 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주시민으로서 청소년의 주권 의식을 표현하고 실천하는 이 운동은 청소년 참정권 실현을 위한 의미 있는 한 걸음이라고 평가할 수 있죠"

▲한 청소년이 6월 3일 안동YMCA가 마련한 모의투표소에서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고 있다. [안동YMCA 제공]
▲한 청소년이 6월 3일 안동YMCA가 마련한 모의투표소에서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고 있다. [안동YMCA 제공]

김 국장은 헌정 사상 두 번째 대통령 탄핵 이후 추진된 청소년 모의투표가 단순히 누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를 묻는 과정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정치에 대한 이해와 선거에 대한 관심,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감과 정치적 효능감을 체험하는 민주주의 훈련의 장이라며 살아있는 민주시민 교육을 강조한다.

"세계적으로도 미국, 독일, 캐나다, 스웨덴, 일본 등 선진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이미 청소년 모의투표를 민주시민 교육의 핵심적 정책으로 제도화하여 운영하고 있어요. 이는 청소년들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적극적인 정치참여 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성공적인 모델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YMCA도 2017년부터 총 7회에 걸쳐 18만여명이 참여한 청소년모의투표운동을 청소년시민권회복이라는 사회적 의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YMCA전국연맹의 ‘청소년 민주시민의식 설문조사' 결과가 의미하는 민주시민 교육이란?

김 국장은 한국YMCA전국연맹이 지난 3월 5일부터 21일까지 전국 청소년 398명(2007년~2013년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민주시민의식 설문조사' 결과를 보여주며 “민주시민 의식이라는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응답은 34.2%에 불과했고 53.8%는 '들어본 적은 있으나 정확히는 모른다', 12.1%는 '처음 들어본다고 답해 개념 인지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학교를 비롯해 사회에서 실시하는 민주시민교육을 전혀 받아본 적이 없는 청소년들은 해당 개념을 잘 알고 있다는 비율이 22.2%였지만 민주시민교육을 많이 받아본 청소년 집단에서는 49.1%가 민주시민의식 개념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응답해 2배의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한다.

▲한국YMCA전국연맹은 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SPSS 통계 기법을 활용해 교차분석을 실시하고 회귀분석을 수행해 청소년의 민주주의 이해도 혹은 사회참여에 대한 인식을 종속변수로 두고, 어떤 요인들이 이러한 종속변수를 유의하게 설명하는지 파악했다. [한국YMCA전국연맹 제공]
▲한국YMCA전국연맹은 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SPSS 통계 기법을 활용해 교차분석을 실시하고 회귀분석을 수행해 청소년의 민주주의 이해도 혹은 사회참여에 대한 인식을 종속변수로 두고, 어떤 요인들이 이러한 종속변수를 유의하게 설명하는지 파악했다. [한국YMCA전국연맹 제공]

"이 결과는 민주시민교육 경험이 풍부할수록 민주주의 개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학교 교육과정 내 민주시민교육을 필수화하고 교사 연수 및 교재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죠. 결은 다르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교사의 정치기본권 회복도 민주시민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국장이 제시한 설문 결과를 보면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민주적 의사결정에 참여해 본 경험이 민주주의 이해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도 확인된다. 학교에서 학생회나 학급 임원 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47.8%가 민주시민의식 개념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는데 한번도 선거에 참여한 경험이 없는 청소년은 24.4%만이 '잘 알고 있다'고 답해 큰 차이를 보인 것.

학교 수업이나 학교 내외 활동중 정치·환경·인권 등 사회적 문제에 대해 토론해 본 빈도와 민주주의 이해도 간에도 뚜렷한 상관성을 확인 할 수 있다. 토론에 자주 참여한 청소년은 64.3%가 해당 개념을 '잘 알고 있다'고 답한 반면, '거의 없다' 또는 '전혀 없다'고 한 청소년들은 각각 22.2%, 18.8%만이 '잘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학생자치활동 참여가 민주주의 개념 학습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고 토론 기회가 많을수록 민주주의 개념 이해도가 크게 향상됨을 볼 수 있습니다. 학교내 정규 수업, 동아리, 방과후 활동 등에서 사회 이슈 중심의 토론 프로그램 활성화가 중요하지만 학부모를 대상으로 가정에서 자녀와 토론하는 문화를 장려하는 것도 중요하죠"

“한국사회의 변화를 위해서는 민주시민 의식을 갖춘 청소년의 바른 성장이 핵심입니다”

▲김진곤 국장은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교회학교에서 성장했고 YMCA와의 만남도 자연스러웠다. [이영일 기자]
▲김진곤 국장은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교회학교에서 성장했고 YMCA와의 만남도 자연스러웠다. [이영일 기자]

김 국장은 1969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교회학교에서 성장했고 YMCA와의 만남도 자연스러웠다.

“저와 YMCA와의 인연은 광주YMCA로부터 시작됐어요. 1984년 고등학교때 고교YMCA 회장, 대학때 대학YMCA전국연맹 부회장을 거쳐 1995년 1월 광주YMCA 청소년사업부 간사를 시작했고 1999년 6월에는 대구YMCA 청소년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요, 2007년부터는 경기도 시흥시청소년문화의집 관장으로 재직했고 2009년에는 시흥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장을 맡았죠. 지금 돌이켜 보니 영호남도 다녀 보고 주요 청소년기관에 있었던 것이 저의 청소년에 대한 운동관이 다져진 듯 합니다”

YMCA(Young Men's Christian Association)는 영국 런던에서 틈틈이 성경을 공부하고 기도해 영성을 가다듬자는 취지로 청년 12명이 모임을 가진데서 출발했다. 이후 YMCA는 종교, 인종, 성별, 문화를 뛰어 넘으며 120여개국으로 확산돼 지금에 이른다. 사회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 이 YMCA가 한국에 들어온 것은 1903년이었다.

횡성기독교청년회와 배재YMCA를 시작으로 1914년 4월에 경신학교, 광주숭일학교, 군산영명학교, 기청학관, 배재학당, 세브란스의전, 재일본기독교청년회, 개성한영서원, 전주신흥학교의 학생YMCA 등 45명이 모여 한국YMCA연맹을 결성했다.

김 국장은 2015년부터는 한국YMCA전국연맹 지도력 계발국장과 협력사업국장을 거친 후 2019년부터는 경기도 시흥YMCA 사무총장을 맡는다. 그 기간동안 학교밖 청소년을 위한 지역사회대안학교를 설립해 운영했고, 시흥시청소년문화의집, 정왕청소년문화의집, 능곡동청소년문화의집, 군자청소년문화센터, 시흥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시흥시 학교밖 청소년지원센터를 관리했고 시흥시민주시민교육센터와 이동도서관 라온이라는 위탁 시설도 관리감독한다.

▲청소년의 성장에 민주시민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김 국장의 강한 신념은 사회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YMCA의 정신처럼 그렇게 실현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갖게 한다.. [이영일 기자]
▲청소년의 성장에 민주시민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김 국장의 강한 신념은 사회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YMCA의 정신처럼 그렇게 실현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갖게 한다.. [이영일 기자]

“지금의 한국YMCA전국연맹 청소년운동국장으로 온 것은 2023년 1월입니다. 전국 153개 청소년위수탁시설 청소년 정책 기획과 전국 600개 청소년동아리 전국과제 선정 및 활동, 전국 청소년캠프 기획 및 진행 등을 맡고 있고 경찰청이나 서울시교육청, 경기도교육청 등의 청소년정책 자문활동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력을 보면 두가지가 떠 오른다. 하나는 YMCA의 산 증인으로 성장해 왔고 또 하나는 청소년들을 위한 시민운동가로서의 그의 면모를 알 수 있다는 것. 그가 추진해 온 민주시민 교육은 비단 청소년운동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누구나에게 절실히 필요하고 또 적용할 수 있는 공통의 주제라는 생각도 들었다.

“국장님은 청소년운동가입니까 아니면 시민운동가입니까”라는 질문에 김 국장은 “저는 시민운동적 시각을 가진 YMCA운동가라고 생각합니다만, 질문을 받고 생각해보니 청소년정책 운동가라는 생각도 드는데...뭐, 우리 사회에 이슈가 발생하면 다 관심을 갖긴 합니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청소년단체들과 시설이 존재한다. 또 거기에는 청소년지도자나 청소년지도사라고 불리우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모두 우리의 미래를 위한 청소년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데, 특히 청소년의 성장에 민주시민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김 국장의 강한 신념은 사회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YMCA의 정신처럼 그렇게 실현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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