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무슬림 사회주의자 뉴욕 시장 당선...3선 주지사 쿠오모 꺾어

  • 기사입력 2025.11.05 12:22
  • 최종수정 2025.11.05 13:50
  • 기자명 김다원 기자
▲뉴욕 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조란 맘다니가 당선이 확정된 후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뉴욕 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조란 맘다니가 당선이 확정된 후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무명의 30대 진보 정치인이 거물 보수 정치인을 물리치고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 시장으로 당선됐다.

4일(현지 시각) AP 통신 등 외신들은 인도계 무슬림인 조란 맘다니(34) 뉴욕주 의원이 앤드루 쿠오모(68) 전 뉴욕 주지사를 누르고 미국 뉴욕시장으로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무슬림이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의 시장으로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통신은 개표 초반인 미 동부 시각 오후 9시 37분 맘다니 후보가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맘다니는 85% 개표 결과 50.5%를 얻어 41.4% 지지율을 기록한 쿠오모를 앞섰다. 공화당 커티스 슬리와는 7.3%를 받았다. 뉴욕시는 이번 선거에 1969년 이후 처음으로 200만명 이상이 투표했다고 이날 밝혔다.

정치 신인 맘다니 후보는 지난 6월 뉴욕시장 예비선거에서 거물 정치인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꺾는 정치적 이변을 연출하고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인도계 무슬림인 맘다니는 고물가에 시달리는 뉴욕 시민들의 생활 형편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 공약을 내걸어 진보세력의 부상을 대변하는 아이콘이 됐다. 뉴욕시가 임대료 관리 권한을 가진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의 임대료 동결을 비롯해 최저임금 인상, 무상버스, 무상보육 확대 등이 그가 내건 핵심 공약이다. 공약 실현을 위한 재원은 부유층 증세를 통해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같은 그의 공약은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버몬트·민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뉴욕·민주)이 이끄는 미국 민주사회주의자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끌어냈다.

반면 공화당이나 재계에서는 이를 '좌파 포퓰리즘'으로 칭하는 등 강한 비판이 나왔고, 민주당 주류 세력인 중도파에서조차 그의 정책이 급진적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때문에 민주당의 공식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당내 주류 인사들이 그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 목소리를 내는 데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와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내 중도파 주요 인사들이 높은 생활비 문제 대처에 공감을 표하고 맘다니에 지지를 표명하면서 우군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내내 '맘다니 대 쿠오모'의 1대 1 양자 대결 구도로 가야만 맘다니를 낙선시킬 수 있다며 '반(反) 맘다니' 단일화를 공공연하게 촉구하기도 했다. 이후 무소속 출마했던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중도 사퇴 후 쿠오모 후보 지지를 선언했으나, 슬리워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안팎의 사퇴 기대에도 불구하고 선거를 완주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를 '공산주의자'로 규정하면서 "맘다니가 당선된다면 뉴욕시는 경제·사회적으로 완전한 재앙이 될 것"이라며 그가 당선되면 뉴욕시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갈등을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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