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집을 사기 위해서는 연 소득을 8년 8개월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14년가량을 꼬박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16일 공개한 '2024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서울 자가 가구의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Price Income Ratio)는 중간값 기준으로 13.9배로 나타났다.
PIR은 월급을 고스란히 모았을 때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에서 '내 집'을 가지려면 약 14년간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셈이다. 서울 다음으로 PIR이 높은 지역은 세종(8.2배), 경기(6.9배), 대구(6.7배), 인천(6.6배) 등의 순이었다. 조사는 전국 표본 6만 1,0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국 평균 생애 첫 내 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7.9년(약 7년 11개월)으로 조사됐다. 전년도(7.7년)보다 0.2년 길어졌다.
자가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PIR)은 전국 6.3배(약 6년 4개월)로, 2023년과 동일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8.7배(약 8년 8개월)로 집계됐고, 광역시는 6.3배, 도지역은 3.7배→4.0배로 상승했다.
임차가구의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비율(RIR)은 중위값 기준 15.8%로 전년과 동일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8.4%로 2023년(20.3%) 대비 낮아졌으며, 광역시(15.3→15.2%)와 도지역(13.0→12.7%)도 소폭 감소했다.
1인당 주거면적은 36.0㎡(약 10.9평)로 전년과 같았다. 반면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율은 3.8%로 0.2%포인트(p) 증가했다.
전국 자가보유율은 61.4%로 전년 대비 0.7%p 올랐다. 지역별로는 도지역(69.4%), 광역시(63.5%), 수도권(55.6%) 순으로 높았고, 모든 지역에서 상승했다. 자가에 실제 거주하는 비율(자가점유율)은 58.4%로 전년 대비 1.0%p 증가했다. 수도권 역시 52.7%로 소폭 올랐다. 전체 가구의 점유 형태는 자가 58.4%, 임차 38.0%, 무상 3.6%였다. 임차 비율은 수도권에서 44.4%로 가장 높았다.
평균 주택 거주기간은 8.4년(전년 대비 5개월 증가)으로 나타났다. 자가가구는 11.5년, 임차가구는 3.6년으로 조사돼 주거 정착 기간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2년 내 이사한 가구 비율(주거이동률)은 30.3%로 1.9%p 하락했다. 이동률은 수도권이 33.4%로 가장 높았다. 이사 이유는 △시설·설비 개선(47.2%) △직주근접(30.6%) △교통 편리(25.5%) 순이었으며, 비자발적 이사 원인으로는 △계약 만기(18.1%) △집값 부담(8.3%) △재개발·재건축(3.7%)이 꼽혔다.
주거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가구는 38.2%로 전년인 2023년 40.6% 대비 2.4%p 감소했다. 가장 필요한 주거지원프로그램으로는 △주택구입자금 대출지원(32.0%) △전세자금 대출지원(27.8%) △월세보조금 지원(12.2%)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10.9%) 순으로 높았다. 자가가구는 주택구입자금 대출지원(52.6%), 전세가구는 전세자금 대출지원(43.3%)을 가장 필요한 주거지원 프로그램으로 응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