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치킨의 주원재료 육계(닭고기) 가격 하락에도 치킨 가격을 인상,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소비자단체의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이중가격(자율가격) 운영을 공식 발표하면서도 가격 구조, 적용 기준, 가격 차이 수준 등 소비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권장소비자가격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소비자단체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에 이중가격(자율가격) 개선과 소비자 가격 정보 제공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7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본사의 재무제표와 육계 시세 등을 검토하고, 치킨 가격과 소비자 정보 제공 현황을 조사·분석한 뒤 19일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올해 외식 가격 중 프랜차이즈 치킨은 단연코 가격 인상 주범으로 불리고 있다"면서 "배달앱 비용 상승을 이유로 배달 가격을 매장보다 높게 받는 이중가격(자율가격) 시행 확대나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제품 수량·크기·품질을 낮춰 판매하는 것) 등으로 실질 소비자 가격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를 중심으로 치킨 시장 내 가격 변동 현황과 기본 소비자 정보 제공 실태를 종합 검토·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 7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2024년 기준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점 수 순위에 따라 선정됐다. BHC, BBQ, 교촌치킨, 굽네치킨, 처갓집양념치킨, 네네치킨, 페리카나치킨이 해당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7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매출원가율 감소, 영업이익 증가에도 소비자가를 인상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치킨 주원재료 육계(9호 이하, 10호)의 프랜차이즈 납품가격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24년 가격이 2023년보다 평균 7.7% 하락했다. 9호 이하 닭이 8.6%, 10호 닭이 6.7% 하락했기 때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022년 납품가격이 전년(2021년)보다 상승, 일부 기저효과(비교 기준 이전 시점의 수치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아 현재의 변화율이 과장되거나 축소돼 보이는 통계 착시 현상)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며 "그러나 동일 기간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본사의 매출원가율 자체가 오히려 하락한 점을 고려한다면 가격 인상을 단행할 만한 이유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7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2023년 대비 2024년 영업실적은 증가했다. 특히 굽네치킨과 BBQ의 2023년 대비 2024년 영업실적이 대폭 증가했다. 이는 육계 가격 하락으로 매출원가율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이중가격(자율가격)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가격(자율가격)은 동일 음식이지만 배달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비싸게 받는 것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본사에서는 가맹점의 배달앱 수수료, 임대료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과 이중가격(자율가격) 도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본사가 가맹점의 비용 부담을 실질적으로 분담하기보다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 가맹점과 소비자 부담은 가중시키고 본사 수익은 유지·확대하고 있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지난 8월 발표자료에 따르면 소비자가 배달앱으로 치킨을 주문할 때 1마리당 약 2000원씩(최빈가격 기준) 매장보다 추가 지불한다.
문제는 이중가격으로 가격차이가 발생하지만 소비자가 가격차이 정보를 배달앱에서 확인할 수 없다. 실제 교촌치킨 후라이드 배달가격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배달앱 가격 조사 시점(10월 23일)에서 2만 1000원이었지만 11월 18일에는 2만 3000원으로 9.5% 인상됐다. 허니콤보는 2만 5000원에서 2만 6000원으로 4% 인상됐고 허니순살은 2만 3000원에서 8.7% 인상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가격 인상에 대해 배달앱에서는 언제, 얼마나 올랐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 "교촌치킨 본사에서는 가맹점의 자율가격제 운영이라고만 설명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러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비대면 거래인 배달앱에서는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위해 충분하고 정확한 정보를 더 제공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격 정보조차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 소비자 정보 비대칭이 얼마나 심각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중가격(자율가격) 개선과 소비자 정보 제공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중가격제는 가맹점의 배달앱 수수료 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나타난 가격 운영 방식으로 소비자가 동일 제품 구매 시 구매 방법에 따라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를 지니고 있다"며 "따라서 이중가격제는 빠른 시일 내에 시정돼야 할 뿐 아니라 배달앱 내에서 소비자가 지출하는 금액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구체적인 가격 표시 방법이 구현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본사는 이중가격(자율가격) 운영을 공식 발표하면서도 이에 따른 가격 구조, 적용 기준, 가격 차이 수준 등과 같은 소비자 정보 제공은 전혀 하고 있지 않았다"면서 "심지어 소비자가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권장소비자가격조차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하지 않는 업체들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해외에서는 매장가격과 포장가격(TAKE OUT)을 매장 내에 명확히 게시, 소비자가 한눈에 가격을 파악하고 비교·선택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사례가 많다"며 "국내 치킨 시장이 소비자에게 기본 정보조차 제공하지 않은 미성숙한 구조에 머물러 있다면 소비자의 신뢰는 급격히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시장 확장에 있어 소비자의 신뢰는 가장 근본이 되는 요인이며 신뢰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 제공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