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첫날 '정상선언' 채택…외신들, "'보이콧' 美에 항의 의미"

올해 회의 美·中·러 정상 모두 불참…2028년 회의 한국 개최 공표

  • 기사입력 2025.11.23 08:16
  • 기자명 김다원 기자
▲G20 정상회의 기념 촬영 모습. 연합뉴스
▲G20 정상회의 기념 촬영 모습.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첫날인 22일(현지 시각) 회의 폐막에 앞서 채택하던 관례를 깨고 'G20 정상선언'이 채택됐다. 외신들은 정상 선언 채택에 반대하며 회의를 보이콧했던 미국의 조치에 항의하는 의미라고 보도했다.

빈센트 마궤니아 남아공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회의를 시작하는 시점에 컨센서스로 정상선언이 채택됐다"며 “일반적으로 선언문은 회의 마지막에 채택되지만 정상선언을 첫 번째 의제로 삼아 먼저 채택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했다.

남아공 국제관계협력부(외무부)는 이후 30페이지, 122개 항으로 이뤄진 'G20 남아공 정상선언'(G20 South Africa Summit: Leaders' Declaration)을 공개했다.

이 문서에서 정상들은 "G20이 다자주의 정신에 기반해 합의에 따라 운영되고 모든 회원국이 국제적 의무에 따라 정상회의를 포함한 모든 행사에 동등한 입장에서 참여하는 데 대한 우리의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6년 미국 의장국 하에서 협력하고 2027년 영국, 2028년 대한민국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며 2028년 G20 정상회의 한국 개최를 공표했다.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모순되는 일방적인 무역 관행에도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아울러 기후 변화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적응 필요성과 함께 재생 에너지 확대를 위한 야심 찬 목표, 가난한 국가들이 겪는 가혹한 수준의 부채 상환 부담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행정부가 꺼리는 이슈를 언급했다.

미국은 남아공이 아프리카너스 백인을 박해한다고 주장하며 G20 의제 등을 두고 갈등을 빚은 끝에 이번 회의에 불참했다. 이후 현지 미 대사관을 통해 "미국의 동의 없는 정상선언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남아공 정부에 공식 전달하며 자국의 합의 부재를 반영한 의장성명만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G20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5%와 무역의 75%,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9개국과 유럽연합(EU), 아프리카연합(AU) 등 2개 지역 기구로 구성된다.

올해 G20 정상회의는 1999년 창설 이래 처음으로 미국·중국·러시아 3국 정상이 모두 불참하는 이례적인 상황 속에 열렸다. 중국은 리창 총리가, 러시아는 대통령실 부비서실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했다.

'연대·평등·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한 이번 회의는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 '회복력 있는 세계', '모두를 위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미래' 등 3개 세션으로 구성되며 23일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23일 폐막식에서 차기 의장국 미국에 의장직을 이양하는 행사는 열리지 않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남아공 대통령실이 G20 의장직 인계를 위해 미국이 제안한 자국 주재 미국 대사대리의 회의 참석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한편 영국과 프랑스, 독일 정상은 이날 G20 회의장 한편에서 따로 만나 미국의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에 대한 대응을 논의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들은 이후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노르웨이, 아일랜드, 핀란드, EU와 함께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국경이 무력으로 변경돼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계획은 추가 작업이 필요한 기초"라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전날 G20 사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평화 계획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을 지지하는 유엔 총회 결의를 준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외신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전달한 28개 조항의 평화 계획에 러시아가 통제하지 않는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영토를 우크라이나가 양보하고 철군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에 이어 전날 남아공에 도착한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G20 정상회의 개회식과 만찬은 물론 2개 세션에 모두 참석했다. 이 밖에 한국이 주도하는 중견 5개국(한국·멕시코·인도네시아·튀르키예·호주) 협의체인 '믹타'(MIKTA) 정상·대표들과 회동하고 프랑스·독일 정상과도 양자회담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오전 G20 정상회의 세션3 회의에 참석한 뒤 오후에는 남아공 현지 동포들과 오찬 간담회를 끝으로 남아공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번 마지막 순방국인 튀르키예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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