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도소 후적지 ‘기피시설’에서 ‘문화거점’으로, 개발 본격화

13년 논의 끝에 전국 최대 복합문화공간 ‘달성 아레나’로 변신

  • 기사입력 2025.11.25 13:51
  • 기자명 박세찬 기자
대구교도소 후적지 개발 조감도 [대구 달성군청 기획예산과 제공]
대구교도소 후적지 개발 조감도 [대구 달성군청 기획예산과 제공]

1971년부터 50년 넘게 대구 달성군 화원읍 한복판을 차지하며 지역 발전의 발목을 잡아왔던 대구교도소 자리가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법질서 유지라는 국가시설의 명분에도 불구하고 주변 개발 제한, 주거 가치 하락, 슬럼화 등 지역민들은 불편과 낙후를 감내해야 했다.  

2012년 2월 교도소 이전 결정이 내려진 지 13년, 2023년 11월 하빈면으로 실제 이전한 지 2년 만인 2025년 7월, 후적지 개발방향이 확정됐다. 기존 10만 4,613㎡ 부지에 ▶대형 공연장과 전시장 ▶명품공원 ▶주거·청년창업 지원시설이 어우러진 전국 최대 규모의 복합문화거점이 조성된다. ‘달성 아레나’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100년을 여는 사업이다.

교도소 이전 후 부지 활용을 둘러싼 협의는 오랜 세월 답보 상태였다. 달성군은 전체를 공공시설로 개발할 것을 요구했으나, 관계부처는 사업성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였다. 전환점은 2025년 1월, 달성군이 일부 부지를 직접 매입해 자체 개발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2월부터 기재부·대구시·달성군·LH가 참여한 전담 협의체가 가동됐고, 네 차례 협의를 거쳐 7월에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구체적으로 문화시설(달성군, 5만여㎡), 500세대 규모 공동주택(LH), 청년·창업지원 공간(대구시), 근린생활시설(LH)이 들어설 예정이다. 중앙정부 정책 과제에 지방정부가 핵심 역할을 한 협력 모델로, 유휴 국유지 활용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달성군은 2023년 대구시 최초로 법정문화도시에 선정돼 ‘100대 피아노 축제’, ‘대구 현대미술제’ 등 야외 중심의 독창적인 행사를 열어왔다. 하지만 대규모 공연을 소화할 실내 공연장과 전시장이 없어 문화향유 기회를 넓히기 어려웠다.  

2033년 완공 목표인 ‘달성 아레나’는 3,000억 원대 사업비를 들여 2,000~3,000석 규모 공연장, 전시장, 넓은 잔디마당과 명품공원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옛 교도소 시설 일부를 보존·재해석해 억압과 단절의 상징을 문화유산으로 전환하는 ‘헤리티지 명소’ 전략도 검토 중이다.  

화원역(지하철 1호선)에서 도보 3분, 국도 5호선과 화원옥포IC를 인접한 입지는 경쟁력이다. 향후 도시철도 1호선 연장과 대구산업선 개통으로 제2국가산업단지와 직결돼 문화·산업 인프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본격 개발 전인 지난해 10월 31일, 달성군은 교도소 외곽 녹지(1만1,270㎡)를 도시숲과 잔디광장, 야간경관 거리로 조성해 주민에게 전면 개방했다. 폐쇄됐던 주차장(204면)도 무료로 개방했다. 오랜 기간 불편을 겪은 주민들에게 부지를 선제적으로 환원한 의미가 크다.

2027년 준공 예정인 화원 복합커뮤니티센터, 사문진 워터프론트, 가족테마파크, 역사문화체험관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화원·달성 일원의 변화를 예고한다.  

50년간 ‘기피시설’로 자리했던 공간이 이제 100년 미래를 이끄는 문화거점으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후적지 개발은 화원 발전을 넘어 달성군 전체를 새롭게 일으킬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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