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3년 히틀러가 집권하자 마자 시작한 독일군 재무장은 2차 대전으로 이어졌다. 한국전 직후 미국의 양해 하에 시작된 독일의 재무장은 유럽에서 소련군의 침략 가능성을 낮추어 서방세계의 냉전승리를 뒷받침했다.
2022년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독일의 세번째 군사력 강화, 즉 재무장이 거론되고 있다. 독일의 기독교민주당-사회민주당 연립정부는 2035년까지 병력을 지금의 18만 명에서 25만으로 늘리고, 20만 예비군을 추가 편성하는 등 군사력 확장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4년 안으로 러시아의 西유럽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 아래서 군비강화에 나선 것이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잠자고 있던 사자 독일을 깨운 셈이다. 독일은 냉전이 끝난 뒤 지난 30년간 군대를 소홀하게 다뤘다. 군사비는 GDP의 2% 이내에 머물렀고, 2011년엔 징병제를 폐지했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독일 정부는 군사력 강화를 위하여 1160억 달러의 기금을 마련했다. 2024년엔 그동안 禁忌視되었던 참전용사의 날 기념식도 열었다. 독일정부는 지원병 모집에 인센티브를 주기 위하여 현재의 초봉 500 달러를 3000 달러로 인상할 계획이다.
세계에서 군사적 전통이 가장 강한 나라인 독일이 러시아를 主敵으로 삼아 군비강화에 나선 것은 장기적으로 러시아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겨도 그 여파로 독일이 군사강국으로 돌변하면 러시아는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의 악몽이 살아날 것이다. 제1차 대전에서 독일군에 참패한 러시아군은 볼셰비키 혁명을 불렀다.
제2차 대전의 주전장은 소련 영토에서 벌어진 獨蘇전쟁이었고, 쌍방이 병력의 70%를 이곳에 배치했다. 형식상으론 소련군이 독일군에 이겼지만 내용면에서 치명적 內傷을 당한 쪽은 소련이었다. 민간인을 포함 약3000만 명이 죽었고 공업시설이 파괴되고 기술자들이 많이 사라졌으며 공장들을 내륙에 배치, 경제성이 낮아졌다. 이 타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냉전을 시작했고 미국과 무모한 군비경쟁을 벌이다가 경제가 망가지는 바람에 무너진 것이다. 결국 독일의 강펀치에 골병이 들어 망한 것이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독일을 다시 군사강국으로 만들어 러시아의 亡兆를 재촉할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