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교위) 상임위원으로 김경회 명지대 석좌교수를 추천했다. 그러나 김 교수가 2024년 국교위 중장기 교육발전 전문위원회 전문위원 활동 당시 '짬짜미(남모르게 자기들끼리만 짜고 하는 약속이나 수작) 문자' 논란으로 자진 사퇴하고 국교위 중장기 교육발전 전문위원회 파장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교육·시민사회단체는 국민의힘에 김 교수 추천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1개 교육·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 '국가교육위원회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동대책위)'는 25일 "김 교수는 지난해 국교위 중장기 국가교육발전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던 중 이른바 짬짜미 문자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인물이며, 다른 위원들의 사퇴와 전문위원회 해체까지 불러온 파행의 책임 있는 당사자"라고 말했다.
공동대책위는 "이러한 인사를 다시 국교위 상임위원으로 추천한 것은 국교위의 기능과 사회적 신뢰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면서 "우리는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국민의힘이 김 교수에 대한 상임위원 추천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공동대책위에 따르면 김 교수는 2024년 7월 국교위 중장기 교육발전 전문위원회 전문위원 카카오톡 채팅방에 국교위 중장기 교육발전 전문위원회 위원장과의 사전 조율을 전제로 '우리 측의 방향을 관철시키자'는 취지의 메시지를 게재했다. 당시 메시지는 고교평준화 폐지, 수능 이원화, 고교 내신 외부평가제 도입 등의 사전 담합을 시도했다는 의미에서 일명 '짬짜미 문자'로 간주됐다.
이에 8명의 국교위 중장기 교육발전 전문위원은 2024년 9월 10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국가 백년 미래를 내다봐야 할 교육비전이나 향후 10년의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이 사회적 합의 없이 밀실에서 몇몇의 짬짜미로 만들어지는 것을 막아 달라"고 호소하며 전문위원회 회의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결국 국교위 중장기 교육발전 전문위원회는 해체됐고 전면 재구성됐다. 특히 국가교육발전계획 발표가 예정보다 1년이나 지연됐다.
공동대책위는 "김 교수의 '짬짜미 문자' 사태는 단순한 개인 일탈을 넘어 국교위의 사회적 합의 기능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업무에 차질을 초래했다"며 "그럼에도 국교위 내부에서 제기된 징계와 책임 규명 요구는 제대로 처리되지 못했고, 당시 이배용 국교위 전 위원장 체제 아래에서 김 교수는 자진 사퇴 형식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데 그쳤다"고 비판했다.
공동대책위는 "책임 있는 진상 규명과 징계가 이뤄지지 않은 채 논란이 된 당사자를 이제 차관급 상임위원으로 앉히겠다는 것은 국교위가 안고 있는 파행과 사전 담합, 밀실 야합 문제를 되풀이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면서 "국교위가 진정으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 중립성을 지키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구성 과정에서부터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대책위는 "국교위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은 몇몇 인사의 이해와 정치적 셈법이 아니라 교사·학생·학부모·시민이 함께 쌓아가는 사회적 합의 위에서 만들어져야 한다"며 "국교위가 더 이상 밀실 야합과 자리 나눠먹기 공간이 아니라 교육공동체 전체가 신뢰할 수 있는 공론과 합의의 장이 되기를 절실히 바란다"고 말했다.
공동대책위는 "김 교수 상임위원 추천 철회는 그 최소한의 출발점이다. 우리는 국민의힘에 김 교수의 국교위 상임위원 추천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국회는 국교위가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상임위원 추천·검증 과정 전반에 대해 사회 각계가 참여하는 투명한 기준을 마련하고, 국교위법이 요구하는 '사회적 합의 기반의 교육정책 추진' 원칙에 부합하는 인사를 추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공동대책위에는 교육희망네트워크, 대학무상화평준화국민운동본부,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실천교육교사모임,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국어교사모임, 전국기술공학교사모임, 전국대학노동조합, 전국도덕교사모임, 전국미술교사모임, 전국사회교사모임, 전국역사교사모임, 전국체육교사모임, 전국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가 참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