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원대 전세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른바 '건축왕'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또다시 숨졌다.
인천 미추홀경찰서 등에 따르면 14일 오후 8시께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2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와 해당 빌라에서 함께 사는 친구는 외출 뒤 집으로 돌아왔다가 빌라 내 방 안에서 숨진 A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 방 안에서는 극단적 선택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이 나왔으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건축왕으로 불리는 건축업자 B(61)씨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받지 못하는 피해를 입고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전세 사기 피해가 원인인지는 정확히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B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숨진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2월 28일에도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30대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휴대전화에 메모 형태로 남긴 유서에서 '(전세 사기 관련) 정부 대책이 굉장히 실망스럽고 더는 버티기 힘들다'며 '저의 이런 결정으로 이 문제를 꼭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대책위 관계자는 "회원분들에 따르면 A씨는 전세 사기 피해 이후 최근까지 너무나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이어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잇따른 죽음을 막아줄 것을 정부에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한다"며 "국토부는 물론 관련 정부 부처가 모두 참여하는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