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을 사회의 ‘작은 구성원’이 아닌 ‘온전한 시민’으로 존중하는 문화 중요”

[기획연재: ‘K-구호’로 나눔 선도, 대한민국 NGO]특별대담④인천시청 시현정 여성가족국장
학대, 결식, 가족돌봄 등 아동 문제 지속 발생···아동 문제, 국가와 사회 문제로 직결
아동 문제 해결 목적으로 기본권 보장 정책 강화와 아동 문제의 공동 책임 인식 필요

  • 기사입력 2025.09.29 21:57
  • 기자명 고석태 기자

K-팝, K-드라마 등 이른바 ‘K’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구호분야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이 ‘도움을 받는 국가’에서 ‘도움을 주는 국가’로 도약하면서 대한민국 NGO의 K-구호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NGO는 K-구호로 나눔을 선도하면서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을 선진복지국가로 이끄는 힘이자 원천이다.

이에 대한민국 NGO의 플랫폼인 한국NGO신문이 <‘K-구호’로 나눔 선도, 대한민국 NGO> 주제의 기획기사를 총 9회에 걸쳐 연재하며 대한민국 NGO의 K-구호활동과 성과를 집중 조명한다. 이를 통해 국민들의 나눔 문화를 활성화함으로써 K-구호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궁극적으로 사각지대 없는 복지대한민국 실현에 기여하고자 한다.

9회 기사에서는 전문가 특별대담 4편을 순서대로 게재한다. 4편에서는 아동 분야 전문가 인천시청 시현정 여성가족국장과의 특별대담을 통해 아동 문제 실태와 원인, 지자체의 아동 정책과 NGO의 아동 지원활동 평가, 개선방안 등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입니다. 어른들은 미래의 희망이요, 주인공이 될 우리 어린이들을 사랑하고 존경합시다.”(소파 방정환)

“어린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원이며 미래에 대한 최고의 희망이다.”(John F. 케네디)

“아동은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 발달을 위해 가족적 환경과 행복, 사랑, 이해의 분위기 속에서 성장해야 하고 아동은 사회에서 한 개인으로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충분히 준비돼져야 한다.”(유엔아동권리협약)

유엔은 아동을 ‘18세 미만의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유엔아동권리협약을 제정, 아동의 4대 기본권으로 생존권·보호권·발달권·참여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는 아동이 국가와 인류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아동의 권리가 보장되지 못하고 아동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학대, 아동, 가족돌봄이 아동 문제의 대표 사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의원에 따르면 아동학대 위험·의심 아동(출처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2022년 9만 9820명, 2023년 9만 9614명, 2024년 11만 1511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4년에는 전년 대비 약 12% 증가, 11만 명을 초과했다. 

또한 보건복지부의 2024년 결식아동 급식 업무 표준 매뉴얼에 따르면 2023년 전국 결식우려아동은 27만 7394명으로 확인됐다.

가족돌봄아동은 ‘영케어러’라고도 불린다. 보호자의 질병과 장애 등을 이유로 보호 대상 나이에 오히려 돌봄 역할을 감당하는 아동이다. 김지선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부연구위원의 ‘가족 돌봄 청년 기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서울과 경기 지역의 9세부터 18세까지 가족돌봄아동은 7만 885명으로 집계됐다.

인천시청 시현정 여성가족국장은 아동 문제 발생 원인으로 ▲맞벌이 가족 증가 등 가족 구조 변화로 양육환경 취약 ▲경제 양극화로 돌봄·급식 필요 아동 증가 ▲아동권리 인식 부족 등 복합 요인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는 복지시스템과 지역사회 안전망이 충분하지 못하면 아동 문제는 반복적으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동 문제는 국가와 사회 문제로 직결된다. 이에 아동 문제 해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시 국장은 “아동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려면 돌봄, 학대 예방, 결식 지원 같은 기본권 정책을 강화하는 동시에 아동을 권리의 주체로 존중하는 사회의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시청 시현정 여성가족국장. 정성민 기자
▲인천시청 시현정 여성가족국장. 정성민 기자

-아동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이유가 궁금한데.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맞벌이 가구 증가 등 가족 구조가 변화하면서 양육환경이 취약해지고 있으며 경제적 양극화로 인해 돌봄과 급식이 필요한 아동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아동권리에 대한 인식 부족과 신고 기피 문화로 아동학대 조기 발견이 어렵다. 실제 가정 내 부모에 의한 학대 발생률이 84.1%다. 결국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는 복지시스템과 지역사회 안전망이 충분하지 못하면 아동 문제는 반복적으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동 문제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가난해서 밥을 못 먹는 것이 결식아동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부모가 맞벌이를 해서 돈은 있지만, 밥을 먹을 곳이 없는 것이다. 

아동학대도 예전에는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어려운 가정에서 많이 일어났지만 지금은 부유한 가정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실례로 10살짜리 영재반 자녀를 둔 부모가 있었다. 그런데 부모가 너무 욕심을 부렸다. 자녀가 영재반에서 내준 숙제를 부모가 ‘하라, 하라’ 할 때까지 스스로 안했다. 그래서 부모가 훈육한다고 자녀를 야구방망이로 때렸는데 사망했다. 예전에는 아동학대가 못사는 가정, 결핍한 가정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이런 식으로 일어난다. 돌봄도 한부모 가정에서 필요한 돌봄도 있지만 맞벌이 가정에서 필요한 돌봄도 있다. 이에 지금은 아동 문제에서 자유로운 아동은 거의 없다고 본다. 

-인천의 아동학대 발견율은 어떤가.
인천의 아동학대 발견율은 2024년 기준으로 전국 3위를 기록했다. 인천은 부모교육 등 시민 인식 개선을 통해 아동학대 신고율과 발견율이 증가했다.

-아동 문제는 아동을 권리의 주체로서 인격체로서 존중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인식이 원인이라고 보는데.
교육의 문제인 것 같다. 예전에는 도덕 시간에서 어떤 것은 선이고, 어떤 것은 악이고 하는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요새는 도덕, 윤리 같은 우리가 선과 악을 말할 수 있는 과목들이 없어졌다.

반면 국, 영, 수 중심의 입시 위주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지금 세상은 아이들이 의사, 판사가 되려고 하지 않고 유튜버가 되려고 한다. 그런데 부모들은 국, 영, 수를 따지고 있다. 아이들이 원하지 않는 것을 어른들이 강요하는 것이다. 이는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고 아동학대다. 그래서 부모교육을 위해 전문가들을 초빙하면 전문가들이 아이들의 고충을 들어주는 것, 아니면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처럼 그런 것들을 해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동학대 이미지. 픽사베이
▲아동학대 이미지. 픽사베이

-아동 문제는 단순히 가정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이는 아동 문제를 방치하면 국가적, 사회적으로 부정 영향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아동 문제를 방치하면 국가적, 사회적으로 어떤 부정 영향이 초래된다고 보나.  
아동 문제를 방치하면 아동의 정서·심리적 건강에 부정 영향을 미쳐 성인이 됐을 때 사회 적응 문제나 빈곤의 대물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청소년 비행과 범죄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아동권리 침해로 인해 사회 신뢰가 약화되며, 공동체 기능이 약화된다. 장기적으로는 인구구조와 국가경쟁력에도 부정 영향을 미쳐 세대 간 갈등과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아동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의 정책을 소개한다면.
인천시는 모든 아동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아동친화도시를 조성하고 있다. 아동이 행복한 도시 기반 마련을 위해 2026년 인증을 목표로 유니세프의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앞서 9월에 놀이권 보장, 아동참여 강화 등을 담은 ‘아동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개정했다.

특히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부터 인천형 출생정책, ‘아이플러스(i+) 드림’ 정책의 일환으로 ‘아이플러스(i+) 길러드림’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이플러스(i+) 길러드림’은 ▲틈새돌봄 사업 ▲온(溫)밥돌봄 사업 ▲1040천사 돌봄으로 구성된다. 촘촘한 돌봄 체계를 구축, 부모가 안심하고 자녀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구체적으로 틈새돌봄 사업 추진을 통해 돌봄시설 확충과 안심이동서비스, 아픈아이돌봄, 연장돌봄 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다. 온밥돌봄 사업을 통해서는 결식아동을 대상으로 배달서비스를 제공하고 음식을 급식단가에 맞춰 할인가로 제공한다. 또한 기부음식점과의 연계로 이용 편의성과 메뉴 선택권을 확대, 아이들이 부담 없이 급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1040천사 돌봄은 정부가 지원하는 아이돌봄 서비스 연 960시간 한도를 초과,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정에 최대 80시간을 추가 지원하는 인천형 돌봄 정책이다. 연간 총 1040시간까지 지원된다.

특히 인천시는 전국 최초로 ‘보호대상아동 원가정복귀지원체계 시범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학대나 방임으로 원가정에서 분리된 아동을 위해 맞춤형 치료와 심리검사 등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서는 아동학대 예방 교육·홍보, 위기아동 조기발견과 대응 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천시는 ‘2024년 아동분야 지원체계평가‘에서 우수지자체로 선정되는 등 대·내외적으로 성과를 인정받았다. 특히 지난 9월 26일에는 배우 신애라 씨를 초청, ‘내 아이의 마음을 여는 행복열쇠’를 주제로 아동학대 예방 부모교육을 실시했다.

▲인천시는 지난 9월 26일 배우 신애라(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를 초청, ‘내 아이의 마음을 여는 행복열쇠’를 주제로 아동학대 예방 부모교육을 실시했다. 배우 신애라가 참석자들과 함께 팻말을 들고 있다. 인천시
▲인천시는 지난 9월 26일 배우 신애라(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를 초청, ‘내 아이의 마음을 여는 행복열쇠’를 주제로 아동학대 예방 부모교육을 실시했다. 배우 신애라가 참석자들과 함께 팻말을 들고 있다. 인천시

-인천형 출생정책, ‘아이플러스(i+) 드림’ 정책이 성공적으로 시행되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 않나.
‘아이플러스(i+) 드림’ 정책은 인천형 출생정책이자 대한민국 대표 인구정책이다. 총 6개 사업을 통해 청년세대의 만남과 결혼, 주거와 출생, 돌봄을 지원함으로써 출산율 향상을 꾀하고 있다.

먼저 결혼 장려 프로그램으로 ‘아이플러스(i+) 이어 드림’과 ‘아이플러스(i+) 맺어 드림’ 사업을 운영한다. ‘아이플러스(i+) 이어드림’은 만남 지원 프로그램으로 인천 거주 또는 관내 기업체 재직 24세부터 39세까지 미혼남녀 460명을 대상으로 연 5회 진행된다. ‘아이플러스(i+) 맺어드림’은 결혼식 지원 프로그램으로 예비부부에게 인천 소재 공공시설을 무료로 대관해주고 1쌍당 최대 100만 원의 예식 비용을 지원한다.

주거와 출생 지원을 위해서는 ‘아이플러스(i+) 집 드림’, ‘아이플러스(i+) 1억 드림’, ‘아이플러스(i+) 차비 드림’ 사업을 시행한다. ‘아이플러스(i+) 집 드림’은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가장 큰 요인이 주거비라는 점에서 주거비를 완화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하루 천 원(월 3만 원)의 임대료로 거주 가능한 ‘천원주택’ 1000호를 공급한다. 2025년 이후 출생 자녀가 있는 가구의 주택구입을 위한 대출이자 지원 프로그램 ‘1.0대출’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아이플러스(i+) 1억드림’은 인천에서 출생한 모든 아이에게 18세까지 총 1억 원을 지원하는 것이다. 정부의 기존 지원금 7200만 원에 인천시가 추가로 2800만 원을 보태 실질적인 양육 부담을 완화했다.

‘아이플러스(i+) 차비드림’은  출생가구의 부모에게 대중교통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인천 아이(i)패스’ 혜택에 추가 대중교통비를 환급(아이가 7세가 될 때까지 첫째 자녀 기준 50%, 다자녀는 70%까지)해준다. 

인천시는 ‘아이플러스(i+) 드림’ 정책 시행 이후 전국 최하위에서 세번째였던 출산율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전국 1위를 차지했다. 프랑스와 일본에서도 ‘아이플러스(i+) 드림’ 정책을 취재하고 갔다.

▲인천시  ‘아이플러스(i+) 드림’ 정책 이미지. 인천시
▲인천시  ‘아이플러스(i+) 드림’ 정책 이미지. 인천시

-정부와 지자체뿐 아니라 NGO와 같은 민간에서도 아동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는데. 
인천시는 큰틀, 제도, 보편적 사회복지 안전망을 책임지고 NGO와 같은 민간은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현장의 세밀한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혁신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 일환으로 인천시는 돌봄, 복지, 아동학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민관과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초록우산·음식점과 연계, ‘온밥돌봄사업’을 운영하면서 결식아동을 지원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회의 기부와 협력으로 아동보호전문기관 대상 리모델링과 기자재 지원도 진행했다. 초록우산 인천지역본부, 인천YWCA, 굿네이버스 인천서부지부,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월드비전 인천경기지역본부와 함께 자립준비청년의 생활·학습·심리·진로를 지원하고 주거 안정과 원스톱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가의 미래인 아동이 학대, 결식, 돌봄 부담에서 벗어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책적 노력과 사회적 관심이 있다면 무엇인지 제언을 부탁드린다.
아동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려면 학대 예방, 결식 지원, 돌봄 같은 기본권 보장 정책을 강화하는 동시에 아동을 권리의 주체로 존중하는 사회의 인식이 필요하다. 시민 모두가 우리 아동을 공동의 책임으로 여기고 관심을 기울일 때 아동은 안전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아동을 사회의 ‘작은 구성원’이 아닌 ‘온전한 시민’으로 존중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정책으로는 모든 아동이 차별 없이 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보편적 아동복지 확대와 위기아동 조기발견 시스템 고도화가 필요하다. 동시에 국민 모두가 아동 문제를 공동의 책임으로 인식하고 학대와 방임 등 위험신호를 발견했을 때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보호에 동참하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인천시는 앞으로도 아동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사회적 기반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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